Frozen (겨울왕국) 의 엘사를 통해 풀어보는 인간이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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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이어주다 작성일17-09-28 11:06 조회475회 댓글0건본문
엘사는 무서운(?) 마법의 힘을 가지고 태어났다.
어린 나이에는 그저 재미로 그 힘을 사용했지만, 그 힘이 자신의 동생, 안나를 해치게 되자 엘사는 스스로 죄책감(수치심)을 느끼고 자신의 삶에 동생을 밀어내고, 폐쇄적인 삶을 택한다.
타고난 재주를 억압하고 통제하며 그 힘을 조절해보려고 하지만, 매번 실패한다. 그와 동시에 인간에 대한 극심한 기피와 두려움이 커진다.
결국 그 힘은 조종 통제에 실패하고, 가장 중요한 날, 엘사의 힘은 스스로와 왕국을 무너뜨리는 도구가 된다.
왕국의 여왕으로서는 완벽히 나락으로 떨어졌지만, 그 나락에서 (개인의) 엘사는 오히려 해방감을 느낀다.
다른 누구가 아닌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그 힘을 마음껏 발휘하자, 엘사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.
그리고 보는 이들 역시 그 순간의 엘사에게 넋을 잃고 빠져들게 된다.
하지만 그 안의 죄책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.
"숨은 것이 장차 드러나지 아니할 것이 없고 감추인 것이 장차 알려지고 나타나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(누 8:17)"
어린 엘사는 동생 안나의 머리를 살짝 다치게 했지만,
커버린(성인아이) 엘사는 동생 안나의 심장을 다치게 했고, 왕국 전체를 꽁꽁 얼려버렸다. 억압된 분노가 결국은 더 극심한 고통을 불러온 것이다.
크리스토프는 심장이 다친 안나를 트롤에게 데려간다.
"An act of TRUE LOVE can thaw a frozen heart." 진정한 사랑이 담긴 "행동 Act"만이 안나의 얼어가는 심장을 녹일 수 있다.
진정한 사랑...
엘사가 안나를 피하고 꽁꽁 숨어 힘을 억압하려 했던 것도 사실은 동생 안나를 사랑함이었다.
하지만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모순이고, 고통이다.
자신과의 관계회복이 된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 사랑의 행동만이 다른 이를 살리는 진정한 사랑의 근본이기 때문이다.
자신을 억압함에서 오는 타인에 대한 헌신은 자신도 타인도 더 극심한 외로움과 고통으로 몰아가지만,
자신의 창조성과 독특함을 인정하고 조절할 수 있는 자에게서 나오는 작은 손짓과 스킨십은 다른 사람을 살리는 확실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.
하지만 우리는 서툴고 어리기에 그 힘을 조절할 수 없어서 생기는 결과들, 그 실패와 상처에 대해 너무 가혹하다.
엘사가 동생 안나를 아프게 했을 때, 그 어린 엘사에게 두려움과 공포, 죄책감이 아니라.
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마음을 돌보고 그것을 성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는 진정한 성인(어른)이 주변에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....
어리고 사랑스러운 안나를 그저 영원히 그 어린 안나로만 보고 아무것도 모르게 무조건적인 보호를 하는 것이 아니라,
그 시기시기마다 한단계 성숙할 수 있도록 자라나는 안나의 성숙함을 가이드해주는 진정한 성인(어른)이 주변에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....
우리는 각자 독특한 창조성을 가지고 태어났다. 남과 다르기에 무조건 억압하고 조종 통제하는 것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.. 어리고 미성숙하기에 타고난 에너지를 조절할 수 없음에서 오는 실패와 상처들이 아프더라도..감수하고 더 성숙한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는 서로에게(부모 자식 뿐 아니라 그 누구라도) 조금 더 격려하고 위로하고 존중해줄 수 있어야 한다.
나도 모르는 분노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일들이 종종 있다.
감정조절에 실패한 스스로가 상식을 벗어난 줄 알면서도 한 걸음 더 내딛기가 힘에 부칠 때가 있다.
내가 왜 나 자신이 가진 것에 분노을 느낄 수밖에 없는가.
나는 왜 내가 가진 어떤 특성 때문에 견딜 수 없이 분노하는가.
어른이 된 나는 왜. 내가 가진 어떠함에 나 스스로도 분노하는가.
내가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지 않으면.
내가 나의 특성에 옳고 그름을 떠나 그 특성이 뭔지 그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도 못한 채 억압해왔다면...
결국 나는 나도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존재다.
나는 믿는다. 내가 가진 어떠한 특성들이 처음부터 남을 해치거나 아프게 하는데 쓰이길 바라는 이는 그 누구도 없을 거라는 것을....
회복의 여정에. 당장은 나쁘고 악한 것들만 튀어나와 힘들다면..
그동안 그만큼 억압하고 나를 학대, 분노해야 했던 스스로에게..
이제는 좀 위로와 공감을 해주어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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